청자켓, 돌고 도는 유행패션의 산물

약 150년 전 등장한 워크 웨어의 표본, 청자켓

영화 "써니"에 등장하였던 청자켓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복고패션인 줄로만 여겼던 청자켓이 그때 이후로 저의 눈에 계속 밟히며 연한 청자켓, 진한 청자켓 등 다양한 청자켓을 입어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유행을 반복하며 모든 이들의 옷장에 하나쯤은 있을 청자켓은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때는 서부 개척 시대로까지 이어집니다. 당시 프랑스 님(Nimes)에서 '서지 드 님(serge de Nimes)'이라는 원단이 생산되었고, 이 원단이 바로 데님이 되었습니다. 청바지의 유래도 간략히 짚어드리자면, 당시에 작업복을 돛에 쓰이던 천막으로 만들어 입었는데 이 천막으로 만든 작업복이 청바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어의 형태가 점점 변형되어 '진'이라고 불리며 현재의 청바지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청바지가 본격적으로 탄생한 시기가 1870년대이니 청자켓도 당시를 기점으로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청바지 탄생 약 10년 후에 청자켓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바지 대표 브랜드 리바이스가 바로 그 시작이었고, 광부나 철도 노동자들의 작업복으로 청자켓을 보급하며 흔히 말하는 '워크 웨어'의 표본이 되었습니다.  

 

청자켓과 가장 어울리는 '흰 티셔츠'

데님의 특유의 편한 착용감과 입으면 입을수록 빈티지한 멋을 낼 수 있는 것이 청자켓의 최대 장점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어떤 무드에나 잘 녹여 들며 슬랙스, 치노팬츠, 그리고 청바지까지 다양한 바지와도 자연스럽게 매칭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재작년부터 인기를 끌어온 워크 웨어, 아메카지룩, 웨스턴 스타일 등 수많은 패션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은근 클래식한 복장에도 코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자켓도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크롭/베이직/오버사이즈/후드 청자켓 등 기장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나누어지고, 흑청/진청/연층/블랙/화이트 등 색감에 따라서도 종류가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캐주얼을 넘어 시크하고, 러블리한 스타일링에도 두루 활용되고 있는 청자켓은 필수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청자켓과 가장 어울리는 코디는 바로 '흰 티셔츠'가 아닐까 합니다. 데님 특성상 푸른 계열이기 때문에 흰 색감과 가장 잘 어울리며 흰 티에 청자켓만 걸쳐줘도 캐주얼함과 산뜻함을 극대화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봄과 가을 시기 무엇을 입을지 모르겠을 때 청자켓과 흰 티셔츠만 입어도 충분하니 청자켓은 참 매력적인 옷인 것 같습니다. 

 

청자켓은 시대에 따라 타입 1, 타입 2, 타입 3로 나누어진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청바지의 원조가 리바이스이듯 청자켓의 원조도 바로 리바이스입니다. 리바이 스트라우스라는 인물이 청바지와 함께 입을 아우터를 고민하며 9온스짜리 청자켓을 만들게 됩니다. 이는 1938년까지 블라우스라는 이름으로 제작되었고 이를 최초 청자켓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바이스 타입 1 자켓으로 청자켓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작업복의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실용성에 측면을 두어 길이는 짧고 넉넉한 디자인으로 활동하기에 용이했습니다.

1953년 리바이스는 새로운 형태의 청자켓을 선보입니다. 타입 1에서 타입 2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더 이상 작업복의 개념이 아닌 일상복의 개념으로 이미지 변화하고자 하는 시기에 맞춘 움직임이었습니다. 타입 2는 타입 1에 비해 덜 넉넉하고 기장이 길어졌으나 전체적인 디자인의 느낌은 그대로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가슴 주머니의 개수가 2개로 늘었고, 단추로 허리를 조절할 수 있도록 변화되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하면 청자켓이 떠오르게 되는데, 엘비스 프레슬리가 입었던 청자켓도 바로 타입 2였으며, 엘비스 프레슬리의 방송 이후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약 10년 후인 1962년 타입 3 자켓이 등장합니다. 전면부의 플리츠와 리벳이 모두 제거되었고, 포켓 아래로 V자 솔기가 추가됨으로 기존 타입 2 대비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핏감은 슬림해졌고, 이는 당시 슬림핏 열풍이 불던 시대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후로 청자켓의 형태는 조금씩 변화되며 리바이스뿐 아니라 타 브랜드들도 수많은 청자켓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데님의 대표주자가 리바이스이기 때문에 리바이스를 대표로 청자켓의 종류를 살펴보았지만, 최근 트랜드가 반영된 수많은 형태의 청자켓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청자켓을 코디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