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락 자켓, 기능성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출처: Wikimedia Commons

극지방에서 탄생한 아노락

쌀쌀한 가을이 되면 아노락 자켓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흔히들 바람막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일부 패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 집업 후드 바람막이'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 아노락 자켓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아노락 자켓은 극지방의 이누이트인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극심한 강추위와 바람, 그리고 초저온으로 인해 보온성이 뛰어난 옷이 필요하였고, 동물들의 털과 가죽으로 모자가 달린 형태의 옷을 제작하여 입었는데, 이것이 바로 아노락 자켓의 시초입니다. 아노락이라는 단어도 이누이트어 '아노라크'에서 비롯되었고, 지금까지 그 단어 그대로 유지되어오고 있습니다. 

북유럽 지역에서 아노락 자켓을 일상복으로 입기 시작하면서 동물들의 털, 가죽 소재에서 현대의 나일론 소재로까지 변형되었습니다. 영화 '티베트에서의 7년'에서 주인공이었던 브레드피트가 아노락 자켓을 입고 등장하는데,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후드가 달린 반 집업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방송에서도 아노락 자켓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봄, 가을바람을 막아주고 추운 겨울에는 보온과 패션까지 한 번에 커버 가능한 필수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기능성 아이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아노락의 첫 시작이 방한, 보온이었듯 아노락 자켓은 스키장, 등산복에서 보온을 위해 착용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약 10년 전쯤부터 스트릿 감성과 유스 컬쳐가 패션계에 등장하며 아노락 자켓은 스트릿 패션, 캐주얼룩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후드가 달려있고, 반 집업 형태로 가슴 부분까지만 지퍼가 달린 스타일이 기본적이었으나, 요즘에는 후드가 없고 전면부 전체가 지퍼로 되어 있는 자켓 형식으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이 형태를 '윈드브레이커'라고 하는데, 결국에는 아노락으로 통칭되기도 합니다. 

아노락 자켓은 사실 1980년대, 1990년대에도 스트릿 패션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처럼 무지 형태보다는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제작되며 빈티지, 복고 스타일하면 떠오르는 패션 아이템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패션쇼에서도 아노락 자켓이 등장하며,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다양한 형태의 아노락 자켓을 제작하며 선보이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 연예인들이 심플하지만 멋스러운 코디로 아노락 자켓을 활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고, 영화나 드라마에도 많이 등장하며 사랑받는 아우터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운동할 때도 아노락 자켓을 많이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에는 트레이닝복보다는 일상복으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용성이 더 기대되는 아노락 자켓입니다. 

 

아노락 자켓을 어떻게 입을까 

아노락 자켓의 핏이 어색해서 시도하지 못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아노락 자켓을 어떻게 입으면 좋을지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아노락 자켓은 기본적으로 오버핏 형태로 입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본인의 평소 사이즈보다 한두 사이즈 크게 선택하시는 것이 좋은데, 여성분이라면 레깅스와 같이 매칭하여 에슬레져룩을 선보일 수 있고, 남성분들은 와이드 슬랙스, 와이드 청바지 등 조금은 와이드한 핏감의 바지와 매칭하여 캐주얼룩을 선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등산복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색감 선택도 정말 중요합니다. 평소 시도해보지 못했던 산뜻하고 밝은 색상을 선택해주셔도 아노락 자켓이라면 어색하지 않습니다. 민트색, 분홍색, 빨간색 등 평소 시도하기 어려웠던 색상들이 단색으로 그리고 조합으로 제작되는데, 이러한 색상들이 더 아노락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검은색 아노락 자켓을 입문하였다가 민트색과 남색이 조합된 아노락 자켓을 착용하며 캐주얼룩 코디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아노락 자켓을 활용한 믹스매치 코디도 최근 유행하고 있습니다. 클래식한 룩에 아노락 자켓을 아우터로 활용하여 믹스매치한다면 정적이면서도 산뜻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한 번쯤은 시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활용도가 높은 아노락 자켓! 옷장에 하나쯤은 걸어두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